
고물가 시대는 자영업자들에게 직접적이고도 심각한 영향을 미칩니다. 원재료비와 인건비가 치솟는 반면, 소비자들의 지갑은 닫히고 대출 이자 부담까지 가중되면서 ‘3중고’를 겪는 현실입니다. 이 글에서는 자영업자들이 가장 크게 체감하고 있는 원가 상승, 소비 위축, 대출 부담이라는 세 가지 핵심 요소를 중심으로 고물가가 자영업 생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합니다.
원가 상승: 수익을 잠식하는 보이지 않는 위협
자영업자들이 운영에 있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지점은 ‘원가’입니다. 원재료비, 임대료, 공과금, 인건비 등 가게를 유지하기 위한 고정 비용과 변동 비용이 전방위적으로 상승하면서, 마진 구조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특히 식당, 카페, 소매업과 같이 원자재 비중이 높은 업종은 고물가의 직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는 쌀, 고기, 채소, 식용유, 소스 등 대부분의 식재료 가격이 오르면서 과거보다 훨씬 높은 식자재 비용을 감수해야 합니다. 농산물의 경우 기후 변화와 수입 원가 상승으로 가격 변동성이 커졌고, 육류는 수입 단가 상승과 물류비 증가로 인해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어렵습니다. 카페의 경우 원두, 우유, 시럽 등의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으며, 플라스틱 컵, 빨대, 포장재 등 부자재까지 줄줄이 인상되어 운영 부담이 가중됩니다.
문제는 이러한 원가 상승을 소비자가격에 그대로 전가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가격을 올리면 고객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많은 자영업자들이 마진을 줄여가며 운영을 지속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로 인해 ‘버는 만큼 나가는’ 구조가 고착화되며, 실질 수익이 거의 남지 않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인건비 상승도 주요 원가 상승 요인입니다. 최저임금의 지속적인 인상은 자영업자 입장에서 인건비 비중을 크게 높이며, 고용 자체를 줄이거나 가족 인력을 투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이는 서비스 품질 저하, 운영 시간 단축 등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전기료, 수도세 등 공공요금 인상 역시 원가 부담의 또 다른 축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영업자들은 원가를 줄이기 위해 납품처 다변화, 공동구매, 메뉴 단순화, 운영시간 단축 등 다양한 방안을 시도하고 있으나, 근본적인 비용 구조의 변화 없이는 장기 생존이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소비 위축: 줄어드는 손님, 식어가는 매출
고물가로 인한 소비 위축은 자영업자들에게 ‘매출 감소’라는 또 다른 큰 고통을 안겨줍니다. 생활비가 증가하면서 소비자들은 외식, 쇼핑, 여가 등 필수가 아닌 소비를 줄이게 되고, 이는 곧바로 자영업 매출 하락으로 이어집니다. 특히 음식점, 카페, 미용실, 의류매장 등 오프라인 중심 업종은 고객 수 감소를 가장 먼저 체감하고 있습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자영업 매출은 2022년부터 둔화되기 시작해 2024년 상반기까지도 회복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소비의 감소뿐 아니라 소비 형태의 변화에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온라인 쇼핑, 배달 앱 이용 증가 등으로 소비 채널이 달라지면서 오프라인 기반 자영업의 매출 구조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특히 중장년층을 주 고객으로 하는 업종은 타격이 더 크며, 도심 상권보다는 지역 소상권의 매출 하락 폭이 더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소비 심리 위축은 시즌 매출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과거에는 명절, 연말, 방학 등 특정 시기에 집중되는 매출 덕분에 연간 수익의 균형을 맞출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그런 ‘대목 효과’조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선물 구매, 외식, 여행 등 고정 시즌 소비가 줄어들면서 자영업자들은 비수기와 성수기의 구분 없이 ‘계속 어려운’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이러한 소비 위축은 단순히 외부 요인으로만 볼 수 없습니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여전히 전통적인 운영 방식에 의존하고 있으며, 디지털 전환, 마케팅 전략 부재, 고객 경험 개선 부족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고객이 줄었다면 왜 줄었는지를 파악하고, 가격대비 만족도를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지만, 인력과 자원이 부족한 자영업자에게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자영업 매출 회복을 위한 방법으로는 단골 고객 관리 강화, SNS 활용한 홍보, 리뷰 마케팅, 배달 및 포장 확대, 타겟 맞춤 메뉴 개발, 시간대별 할인 운영 등이 있지만, 이를 실행하기 위한 체력과 비용이 부족하다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입니다.
대출 부담: 이자 폭탄에 무너지는 생계 기반
자영업자 대부분은 초기 창업 자금을 대출로 마련합니다. 또한 코로나19 시기에는 정부의 지원으로 많은 자영업자들이 저금리 대출을 이용해 버텨왔지만, 2022년 이후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현재는 상환 부담이 급증하며 자영업자의 재정적 압박이 극심한 상황입니다.
2023년 기준, 자영업자 평균 대출 규모는 1억 원 이상이며, 일부는 복수의 금융기관에서 중복 대출을 받은 상태입니다. 기준금리가 3.5%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실제 신용등급에 따라 6~8% 수준의 금리를 적용받는 경우가 많아, 월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의 이자 부담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자영업자는 매출이 일정하지 않고 계절, 경기, 트렌드에 따라 변동폭이 크기 때문에 고정 이자 비용은 큰 리스크로 작용합니다. 매출이 감소한 상황에서 매달 고정적으로 나가는 이자와 원금 상환은 사업 유지 자체를 어렵게 만들며, 결국 폐업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정부는 소상공인 금융 지원 정책으로 희망대출, 저신용자 전환대출, 대환대출 프로그램 등을 시행하고 있지만, 자격 요건이 까다롭거나 절차가 복잡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또한 이미 기존 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에게는 새로운 대출 자체가 거절되는 경우도 많아, 실질적인 도움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출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이자율 낮은 정책금융 활용, 대출 리스케줄링 상담, 자산 매각 후 일시상환 전략, 고정비 절감 후 유동성 확보 등의 전략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이러한 재무 전략을 스스로 설계하고 실행하기 어려운 자영업자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금융교육 및 컨설팅 프로그램의 확대도 병행되어야 합니다.
또한 금융기관과의 협의 과정에서 정보 비대칭이 존재해 자영업자가 불리한 조건에 놓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따라 신용회복위원회, 지역 소상공인지원센터 등을 통한 중재와 상담 창구의 확대가 절실합니다. 결국 대출은 생존을 위한 수단이 되어야지, 생존을 위협하는 짐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고물가 시대, 자영업자는 원가 상승, 소비 위축, 대출 부담이라는 삼중고 속에서 생존을 위한 싸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들은 단순한 개인 사업자가 아닌 지역경제의 중심이자 고용 창출의 핵심 주체입니다. 실효성 있는 정책 지원과 함께, 자영업자 스스로도 비용 구조 점검, 소비자와의 접점 확대, 재무 관리 능력 향상 등을 통해 장기 생존 전략을 세워야 할 시점입니다. 지금은 생존을 위한 현명한 선택이 반드시 필요한 시대입니다.